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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를 안 하는 병원은 가라앉는다. 올해를 병원 발전 토대 마련의 해로 삼아 시설 확충과 진료 질 향상을 통해 지역민이 신뢰하는 병원으로 탈바꿈하겠다.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정을 위해서도 노력하겠다.”
지난 3월 1일 임기를 시작한 정주호 신임 동국대학교 경주병원장이 8일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향후 중점 계획과 병원 발전 방향을 소개했다.
동국대 경주병원은 최근 잇따른 교직원 사직과 진료차질로 원내 분위기가 다소 침체된 상태다. 지방 병원이란 특성상 경영환경도 녹록지 않다.
정 병원장은 병원 체질과 환경 개선을 위해 내부화합, 노후화된 시설 교체, 보수공사, 우수 의료진 초빙을 통한 진료 질 향상 등의 카드를 내놨다.
단기 목표로는 올해 상반기 중 부인과 복강경센터 오픈을 예고했다. 수술실 공사를 상반기 내에 완료하고 외래 역시 확충하겠다는 계획이다. 부인과 복강경센터 치프로 올 우수 의료진 역시 섭외를 완료했다. 해당 교수는 6월 1일부로 진료를 시작한다.
하반기에는 최첨단 선형가속기(방사선치료기)를 도입해 고정밀 암 치료 등에 활용한다. 또 오랜 기간 소문만 무성하던 암 진단 장비 PET-CT(양전자 컴퓨터 단층촬영기) 등도 최신기종으로 들여온다. 경주시와 경북도 예산 반영까지 완료된 상태다.
장기적으로는 중환자실 확장 공사도 계획 중이다. 현재 20병상에서 40병상으로 늘린다. 경주병원은 지역 중점 의료기관으로 많은 중환자가 내원하지만, 막상 중환자실이 충분치 않아 가까운 대구 등으로 전원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심뇌혈관과 중증외상 등 급성기 질환 진료 역시 강화한다.
최종 목표는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정이다. 현재 경북권 권역응급의료센터는 안동병원, 포항성모병원, 구미차병원이다. 정 병원장은 “국가지정 격리병상을 갖고 있으면서 코로나19, 메르스에 대응할 수 있는 건 결국 대학병원”이라며 “권역응급의료센터에 지정돼 지역민에게 더욱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응급의료법에 따르면, 응급의료전달체계는 1차 지역기관, 2차 지역센터, 3차 권역센터로 구성된다. 권역응급의료센터는 최상위 응급의료기관으로 중증 응급환자 진료와 재난 대비 거점병원 역할을 하며, 정부에서 일정액의 지원금 등을 제공한다.
전체적인 병원 규모 확장도 구상 중이다. 중환자실 확충이 완료되면 현재 325개인 병상을 1차적으로 500병상까지 늘리겠다는 생각이다. 300병상은 병원이 종합병원 기능을 유지하게 하는 최소한의 유효병상 수로 통용되는데, 이를 늘리겠다는 의미다.
일례로, 국내 일부 지역은 인구대비 병상 수가 많지만 사망자 수 역시 높다. 상식적으로 병상 수가 많으면 사망률이 낮아야 하지만 300병상 이상의 ‘유효병상’ 수를 가진 병원이 적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 지속된 적자도 정 병원장이 고심 중인 부분이다. 정 병원장은 “병원이 적자가 지속되면서 1991년 개원 이후 흑자를 내라는 경영압박이 상당했다”며 부인과 복강경센터를 시작으로 경영 정상화의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을 설명했다.
우수 의료진 수급과 관련해서는 대도시와 비교해 열약한 정주여건은 인정하면서도, 연구와 교육 진료를 함께할 수 있다는 대학병원 메리트를 강점으로 내세웠다. 이를 통해 우수 의료진 구성을 이루겠다는 입장이다.
의료관광객 유치를 목적으로 설립한 국제힐링센터의 활성화 방안은 마땅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외국에서 온 의료관광객이 국제공항도 없는 경주까지 오기는 어렵다는 현실적 이유에서다. 대다수가 서울로 몰리고, 일부가 부산까지 가지만 경주까지 유입하는 건 쉽지 않다. 성형이나 안과 등 시술, 수술 후 회복기간 동안 놀거리가 부족하다는 단점도 있다.
현재 동국대경주병원 의료진(의사)은 78명, 한해 내원 환자는 약 46만 명이다.
정 병원장은 "직원들이 자신감을 갖고 일 할 수 있는 근무환경을 만들겠다. 최종적으로는 진료공백을 매꿔 지역민이 믿고 찾는 병원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갈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