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통
사람들은 흔히 '배의 이곳이 아픈데..'하고 손으로 지적하면서 '이곳에 무엇이 있느냐?'고 묻는 경우가 많다. 만일 교통사고를 당해 창자가 배 밖으로 튀어나왔다고 해도 이 창자를 칼로 잘라도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이 창자를 잡아당기거나 바람을 넣어서 부풀리거나 혈관을 압박하여 피가 흐르지 못하게 하면 통증을 느낀다. 배에서 느끼는 통증은 대부분이 이런 내장통이며, 이 내장통은 장기가 있는 장소와 통증을 느끼는 장소가 일치하지 않고 항상 복부 한가운데에서 느껴진다.
복막에는 복벽을 싸고 있는 복벽 복막이 있고 복강 내에 장기를 싸서 덮고 있는 내장 복막이 있다. 뱃속의 장기 중에서도 복강 내에 있는 것이 있고 복강 뒤에 있어서 내장 복막이 싸고 있지 않는 장기도 있다. 복강 밖, 즉 후 복막에 있는 장기는 신장, 췌장, 십이지장의 일부, 대동맥 등이다. 개복을 할 때에 맨 마지막으로 여는 막이 복벽 복막이다. 이 복막에는 피부와 마찬가지의 통증을 느끼는 감각신경이 분포되어 있기 때문에 이곳에 염증이 생기면 예리한 통증을 바로 염증이 있는 부위에서 느끼게 된다. 즉 복막통은 병변의 부위와 통증의 장소가 잘 일치한다. 충수염에서 오른쪽 아랫배에 느끼는 후기 통증이 바로 전형적인 복막통인 것이다.
위장관의 협착이 생기면 그 협착된 부위를 통하여 내용물을 통과시키려는 작용이 커져서 협착된 장관이 상부쪽은 늘어나면서 장의 운동이 증가된다. 이 운동이 심해질 때마다 통증이 발생되기 때문에 일단 통증이 생기면 점점 심해졌다가가 갑자기 멈추곤 하는 주기적인 통증이 생긴다. 이런 통증은 위장관 벽의 평활근이 잘 발달되어 있으면 있을수록 심하며 아기를 낳을 때 자궁에서 생기는 산통이 대표적이다.
복막염이 생겼을 때에 통증은 통증이 있는 장소와 병변의 부위가 잘 일치한다. 복막 전체에 염증이 생기는 경우는 복강 속으로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이 뿌려졌을 때이며, 위에 구멍이 생긴 경우에 위액이 복막 전체에 퍼지면 미만성 복막염이 생긴다. 이 때에는 배가 나무판자처럼 딱딱해지고 기침만 해도 통증이 심해지기 때문에 움직이기가 싫고 배를 만지는 것조차 꺼린다. 한편 복강 내의 어느 한곳에만 고름이 고이는 경우에는 그 자리에만 통증이 생기고 누르면 압통이 심하게 된다. 이것은 국소성 복막염이다.
복강 내에는 자기의 피가 고여도 반응을 일으켜서 배가 아프게 된다. 요로 결석에 의한 통증은 한쪽 허리가 아프며 앞으로 돌아서 고환이 있는쪽으로 통증이 뻗친다. 때로는 이 때 육안으로 혈뇨를 확인할 경우도 있다.
복통의 진단에 있어서는 식사와 복통과의 관계를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대부분의 복통은 식후에 15분이든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야만 있다. 적어도 위 속에 들어가서 음식물이 어느 정도 작용을 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음식을 먹는 동안에 아프다거나 삼키자마자 아픈 것은 기능성 소화불량의 증상이 많다. 소화성 궤양은 음식이 다 내려간 식후 4~6시간 후에 통증이 오는 것이 일반적이다. 복통의 시간도 중요한데 오래가는 것일수록 병적인 경우가 많고 바늘로 찌르는 것처럼 수 초간 아픈 것은 창자의 움직임에 의한 것으로 별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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