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부 종괴
배가 아파서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게 되면 의사가 배를 만져보게 된다. 이것은 뱃속에 덩어리가 있는지, 눌러서 아픈 압통점이 있는지 또는 정상 장기가 지나치게 커진 것은 없는지 등을 알아보는 과정이다. 의사가 아닌 일반인도 가끔 우연히 자신의 배를 만지다가 덩어리가 만져지거나 눌러서 아픈 곳이 있다고 해서 병원을 찾아오기도 한다. 다음은 배에서 만져지는 덩어리들에 대한 설명이다.
가끔 오목가슴의 양쪽 갈비뼈 사이에 덩어리가 있다고 찾아오는 사람이 있다. 이것은 가슴의 한가운데에 있는 흉골의 끝이 마치 칼끝처럼 되어 있어서 만져지는 것이며 이것을 검상돌기라고 한다. 그러나 오목가슴에 왼쪽 갈비뼈에 연하여 딱딱한 덩어리가 만져진다면 위의 분문부에 있는 위암일 수도 있고 부드럽고 길게 만져지는 장기는 우리말로는 '지라'라고 하는 종대된 비장일 가능성이 많다.
비장은 정상 상태에서는 만져지는 장기가 아니다. 비장이 만져지면 간경변증 같은 간 질환 등을 의심하게 된다. 우측 갈비뼈 아래에서 부드럽게 만져지는 장기는 간이다. 간은 정상인 가운데 약 25%에서는 만져지지만 의사가 아니면 일반인들은 너무 부드러워서 만지기 어렵다. 술을 많이 먹고 지방간이 심하면 비교적 딱딱한 큰 간을 만질 수 있고, 간염이 오래되어서 간경변증이 있는 경우에는 울퉁불퉁하며 커진 간을 만질 수 있다.
간경변증이 심하면 간이 오그라들어서 작아지고 안 만져지지만 간경변증은 한편으로는 간이 재생되고 있기 때문에 간이 커져서 만져지는 경우가 흔하다. 이렇게 간이 커진 중에서 거의 돌덩이처럼 딱딱하게 만져지는 곳이 있으면 간암을 의심해본다. 췌장은 위의 뒤편에 있지만 췌장에 종양이 생기거나 커지면 의외로 쉽게 덩어리를 만질 수 있다. 흔히 췌장은 위 뒤에 있으므로 뱃속 매우 깊은 곳에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비교적 뱃가죽에서 가깝다.
우측 갈비뼈 직하부에 골프공 크기의 덩어리가 만져지며 이것이 굳을 수도 있고 때로는 말랑말랑하게 만져지고 누르면 약간 아프거나 하는 것은 쓸개이다. 정상인에서 쓸개는 만져질 수가 없으며 만일 만져진다면 만성 담낭염이나 담낭암 등 이상이 생긴 경우이다. 마른 사람에서는 우측 윗배의 간 밑에서 우측 신장이 만져질 수도 있다. 좌측 아랫배에는 대장에 변이 차서 길게 덩어리가 늘어져 있는 것이 만져지는 경우, 특히 변비가 있는 경우에 흔하다. 여성에서 치골 바로 위에서 딱딱한 덩어리가 만져지면 자궁의 근종일 가능성이 많고 젊은 여성에서 비교적 둥그렇고 부드러운 덩어리는 임신으로 커진 자궁이다.
우측 아랫배는 특히 중요한 장소로서 만일 이곳에서 딱딱한 덩어리가 만져지면 그것이 눌러서 아프든지 안 아프든지 간에 반드시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아야 한다. 이곳에는 대장암이 덩어리를 형성할 수도 있고 충수가 터져서 고름 덩어리를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배를 만져보면 한가운데 펄떡펄떡 뛰는 곳이 있다. 이것은 다리에 가는 엄지손가락 굵기의 대동맥이 심장의 박동에 따라서 박동을 치기 때문이다. 이런 장소는 누르면 통증이 있다. 일반적으로 아랫배를 누르면 여기저기 아픈 곳이 많다. 이런 것은 대개 과민한 대장 때문이며 나쁜 증상이 아니다.
실제로 암 덩어리는 암이 장막 밖으로 번지거나, 위장 벽에 깊이 박히기 전에는 덩어리는 만져져도 눌러서 크게 아프지 않다. 초기에는 더군다나 전혀 증상이 없다.
COPYRIGHT(C) DONGGUK UNIVERSITY GYEONGJU HOSPITAL. ALL RIGHT RESERVED.
보건복지부 인증의료기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