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강경 대장-직장암 수술
배꼽 부위에 1cm 정도의 구멍을 뚫고 배 안을 들여다보는 내시경(복강경, 復腔鏡)을 집어 넣은 후 수술하는 것을 말합니다. 최근의 복강경은 전자내시경에 사용되는 일종의 '디지털 눈(digital eye)'이 장착되어 육안으로 보는 것보다도 더 선명하면서도 10배까지 확대된 영상을 얻을 수 있습니다. 또 모니터를 통해 화면을 보면서 특별히 고안된 복강경용 수술 기구들을 사용하면 손으로 장기를 만지면서 하는 기존의 어떠한 수술도 복강경수술이 가능할 정도로 발전되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대장암에 대한 복강경 수술은 이미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되어 구미에서는 개복수술을 대치할 수술로 인정받고 있으며, 본 동국대병원의 복강경 대장암 수술팀(김선한, 박인자)은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그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전신마취 후 복강경을 삽입하기 직전 수술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이산화탄소를 투여, 배를 부풀어 오르게 한 다음 투관침을 넣습니다. 투관침은 복강경을 고정시킬 뿐 아니라 이산화탄소가 새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 다음 전자 카메라로 수술 부위를 정확하게 보여주면 환자 복부 좌우 측면에 낸 2~3개의 작은 구멍을 통해 초음파 절단기나 전기 소작기를 이용하여 암 주변 혈관을 묶고, 암이 퍼져 나가는 통로가 되는 임파선을 제거합니다. 이런 과정은 고도의 숙련된 기술을 필요로 합니다. 혈관과 임파선 박리가 끝나면 복부 구멍으로 복강경용 장절단기를 넣어 암으로부터 충분한 길이를 둔 상태로 대장이나 직장을 절단합니다. 이때 개복수술과 달리 손으로 암 부위를 건드릴 위험이 거의 없습니다. 일단 절단이 끝나면 한쪽 구멍을 3~4 cm 정도로 크게 만들어 잘라낸 장을 끄집어 냅니다. 이때 암세포가 다른 부위에 묻지 않도록 넓혀진 구멍에 특수비닐을 씌워 통과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필요한 부위의 절단이 모두 끝나면 분리된 장의 양쪽 끝을 연결시키는 일만 남습니다. 이것도 손으로 꼬매는 것이 아니라 자동으로 봉합하는 기구인 문합기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즉, 자동문합기의 스위치를 누르면 마치 스테이플러처럼 분리된 장이 달라 붙습니다. 이때 사용하는 금속실은 티타늄의 일종으로 전혀 몸에 해가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스를 공급하던 기계의 스위치를 끄고 구멍마다 연결된 투관침을 빼내기만 하면, 가스가 자연스럽게 빠지면서 불룩했던 배가 금세 꺼집니다. 기구를 넣기 위해 뚫었던 작은 구멍들은 한두땀 정도 꿰매면 깨끗하게 수술이 마무리됩니다.
기본적으로 배 안에서 잘라내는 대장의 길이나 임파선 제거의 범위는 두 수술이 동일합니다. 단지, 배를 크게 째서 수술의사가 직접 눈으로 보며 암 부위나 주위 장기를 손으로 만지며 잘라내느냐(개복 수술), 아니면 배를 째지 않고 복강경을 통해 화면을 보면서 복강경용 수술 장비를 사용하여 암 부위나 주위 장기를 건드리지 않고도 수술하느냐(복강경 수술) 하는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개복 수술에 비해 수술 후 통증이 월등히 적어 환자들이 수술 후에 1~2일 정도의 비마약성 진통제를 투여받습니다. 절개 부위가 작으므로 상처가 곪는다든지 하는 창상 감염이 거의 없고, 절개 부위에 장이 유착되어 생기는 장폐색증의 합병증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장점을 가집니다. 또한 호흡기능이나 장운동이 정상으로 회복되는 시간을 훨씬 앞당길 수 있어 고령 환자들이 대부분인 대장암 환자의 합병증을 줄일 수 있으며, 입원 기간을 단축시켜 빨리 일상 생활로 돌아갈 수 있고 특히 젊은 사람인 경우 사회 활동으로의 조기 복귀가 가능합니다. 또한 항암 치료가 필요할 경우, 개복 수술보다 훨씬 빠른 시간 안에 치료를 시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수술 환자의 체력이나 면역기능을 유지시키는 능력이 개복 수술보다 뛰어나므로 숙련된 복강경수술 전문의가 수술하면 암의 재발률까지 낮출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하여 일본 및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는 대장암 치료에 있어서 복강경 수술이 점차 표준 수술로 인식되어 가는 추세입니다.
2004년도 12월, 대한대장항문학회의 조사에 의하면 국내에서 복강경 대장-직장수술을 200회 이상 시술한 의사는 5명 뿐입니다.
동국대학교병원 외과 과장 김선한(金宣漢) 교수는 2005년 5월 현재 600여건의 복강경 대장-직장암 수술을 시행하였으며, 1997년 고려대학교 의과 대학 교수 재직 시절,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에서 대장암 복강경 수술에 관한 연구로 최우수 외과 연구원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하트만식 장루복원 및 장중첩증 등에 대한 복강경수술을 국내 최초로 시술하였습니다. 2001년 이후 2005년 초까지 대장항문 전문병원인 한솔병원 복강경센터 소장 재직 시에는 국내 최초로 궤양성대장염 환자에서 복강경을 이용한 전(全)대장직장절제수술, 세계 최초의 신장암, 대장암 동시 복강경 절제수술 뿐 아니라, 지금까지 복강경수술이 어렵다고 알려져 왔던 비만한 대장암 환자나 이전에 개복수술을 받았던 대장암 환자 및 70세 이상의 고령 대장암 환자에서의 복강경수술 등을 성공적으로 시술함으로써 국내에서는 대장-직장암뿐만 아니라 직장탈과 같은 대장-직장질환에 대한 복강경 수술의 선두 주자입니다. 뿐만 아니라 일본, 대만, 인도, 홍콩, 중국 등 아시아 각국에서의 초청강연 및 복강경수술 시연이 이어지고 있으며, 해외학술논문 10여편을 포함하여 2004년 10월에는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에서 주최한 국제복강경대장수술 심포지움에서 직장암에 대한 연구로 최우수논문발표상을 수상하기도 하는 등 국제적으로도 그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외과 박인자 교수는 전세계적으로 대장암수술 건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진 서울아산병원 대장항문클리닉 재직 시 <직장암 환자에서의 수술 후 배변 및 자율신경기능에 관한 연구>로 국내학술상을 수상하는 등 대장-직장암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대장암 수술팀의 모든 진료활동은 소화기센터(소장 민영일 교수)내에서 소화기내과와 통합적으로 운영되어 진단, 검사 및 수술 예약 등이 하나의 진료공간에서 이루어 지도록 함으로써 환자의 편의를 최대한 보장하도록 하였습니다. 이러한 의료진의 실적과 시스템을 발판으로 동국대학교병원에서는 'Boom-arm' 시설을 갖춘 2개의 복강경 전문 수술실과 수술 장면 생중계 및 해외 유수의 의료기관 8곳과 동시에 화상 회의가 가능한 차세대 첨단 네트워크를 설치함으로써 이 분야에서는 동남아 허브병원으로의 도약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COPYRIGHT(C) DONGGUK UNIVERSITY GYEONGJU HOSPITAL. ALL RIGHT RESERVED.
보건복지부 인증의료기관